사랑니 발치 후 몸속에서는 어떤 반응이 일어날까?
사랑니 발치는 단순히 치아를 뽑는 수준의 시술이 아니라, 조직 손상과 출혈, 염증 반응이 복합적으로 동반되는 소규모의 수술에 해당한다. 특히 매복 사랑니의 경우 잇몸을 절개하고 뼈를 일부 삭제하는 과정이 포함되기 때문에, 발치 후에는 반드시 적절한 회복 관리가 필요하다. 발치 직후 인체는 출혈을 막고 상처를 봉합하기 위한 1차적인 생물학적 반응으로 **혈병(혈전)**을 형성한다. 이 혈병은 상처 부위를 보호하고, 조직 재생을 위한 기초를 만드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런데 이 혈병은 아주 쉽게 무너질 수 있는 불안정한 구조이기 때문에, 외부 자극(흡입 압력, 고열, 화학물질, 알코올 등)에 의해 제거되거나 녹을 수 있다. 혈병이 무너지면 ‘건성 소켓(Dry Socket)’이라는 심각한 합병증이 생기는데, 이 경우 뼈가 그대로 노출되면서 극심한 통증과 회복 지연, 2차 감염의 위험이 급격히 증가한다. 따라서 발치 후 회복 초기에는 혈병이 제대로 유지될 수 있도록 생활 전반에 걸친 주의가 필요하다. 이때 가장 문제가 되는 습관이 바로 음주와 흡연이다. 많은 사람들이 발치 후 며칠 정도 지나면 ‘이 정도는 괜찮겠지’라고 생각하고 술이나 담배를 다시 시작하지만, 실제로는 회복을 지연시키고 합병증을 유발하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다.
발치 후 음주가 위험한 이유
사랑니를 발치한 후 음주를 하면 어떤 문제가 생길까? 가장 큰 문제는 알코올이 혈액순환을 급격히 촉진시켜 출혈 위험을 높인다는 점이다. 술을 마시면 체내의 말초혈관이 확장되고, 혈압이 순간적으로 상승하면서 발치 부위의 지혈 상태가 무너지기 쉽다. 그 결과, 이미 멈췄던 출혈이 다시 시작되거나, 혈병이 녹아내리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발치 후 24시간 이내에 술을 마신다면 출혈과 염증 위험은 배가되며, 회복 속도도 매우 느려진다. 두 번째 문제는 알코올이 면역반응을 억제한다는 점이다. 상처 회복에 필요한 백혈구와 재생 세포의 작용이 술을 마신 상태에서는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고, 이로 인해 감염 위험이 높아진다. 게다가 대부분의 사람은 발치 후 항생제나 진통제를 복용하고 있는데, 이 약물들과 술이 동시에 체내에 들어가면 약물 상호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로 인해 간에 부담이 가고, 위장 장애나 어지러움, 복통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항생제와 술을 함께 섭취하면 약효가 떨어지는 것은 물론, 드물게는 알레르기 반응처럼 강한 부작용이 생기기도 한다. 이러한 이유로 치과의사들은 최소한 발치 후 3일간은 절대 금주할 것을 권장하며, 항생제를 복용 중인 경우에는 약 복용이 끝나고 최소 하루는 더 지난 후에 음주를 재개해야 안전하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 단순히 ‘술을 마셔도 되냐’가 아니라, ‘몸이 상처를 회복하는 데 방해가 되지 않도록’ 음주는 신중하게 피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이다.
흡연이 회복을 망치는 결정적인 이유
흡연은 사랑니 발치 후 회복을 방해하는 요소 중에서도 가장 위험한 습관 중 하나다. 담배 연기 속에는 니코틴, 타르, 일산화탄소 등 수많은 유해물질이 포함되어 있으며, 이들은 모두 혈관 수축, 산소 공급 저하, 면역 기능 저하 등의 부작용을 일으킨다. 특히 니코틴은 혈관을 강하게 수축시켜 발치 부위로 가야 할 혈류 공급을 방해하는데, 이로 인해 조직 재생이 지연되고 상처가 제대로 아물지 않게 된다. 또한 흡연 시 발생하는 흡입 압력 역시 문제다. 담배를 빨아들이는 행위는 발치 부위의 혈병을 떨어뜨릴 수 있으며, 이로 인해 건성 소켓이 발생할 위험이 급격히 높아진다. 실제로 건성 소켓이 발생한 환자 중 상당수가 발치 후 흡연을 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흡연은 또한 구강 내 세균 환경을 악화시키고, 염증을 촉진하는 요소가 되기 때문에, 단순히 통증이 더 심해질 뿐 아니라 감염까지 동반될 가능성이 높다. 많은 사람들이 ‘전자담배는 괜찮지 않을까?’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전자담배 역시 흡입 방식이며 니코틴과 유해 화학물질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일반 담배와 같은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일반 담배, 전자담배, 심지어 무니코틴 담배도 발치 후 최소 5~7일간은 중단해야 한다. 가능하다면 상처가 완전히 아물고 잇몸이 단단해질 때까지 흡연을 멀리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단 하루의 흡연이 일주일 이상의 회복을 망칠 수 있다는 점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음주와 흡연, 언제부터 다시 해도 괜찮을까?
그렇다면 사랑니 발치 후 음주와 흡연은 정확히 언제부터 재개해도 괜찮을까? 정답은 ‘회복 경과에 따라 다르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단순 발치의 경우에는 3~5일차에 부기와 통증이 줄어들며, 상처도 점차 아물기 시작한다. 이 시기부터 소량의 음주는 가능할 수 있지만, 여전히 항생제나 진통제를 복용 중이라면 피하는 것이 좋다. 약을 모두 복용한 후 하루 정도 지난 뒤, 회복 상태가 양호하다면 아주 소량의 음주부터 천천히 시도해볼 수 있다. 흡연의 경우에는 회복 기간이 더 길게 필요하다. 특히 매복 사랑니 발치처럼 잇몸 절개와 봉합이 이루어진 경우에는 최소 7일 이상 금연하는 것이 안전하다. 담배를 다시 피우기 전에는 상처가 아물었는지, 출혈은 멎었는지, 냄새나 고름은 없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회복 상태가 불확실하거나 통증이 여전히 남아 있다면, 음주나 흡연은 무조건 미뤄야 한다. 또한 습관적으로 술과 담배를 같이 하는 사람이라면, ‘술 한 잔쯤 괜찮겠지’ 하는 생각이 회복을 망칠 수 있다는 점을 항상 인지해야 한다. 사랑니 발치 후 회복은 단순히 며칠만 조심한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회복 환경을 얼마나 잘 유지하느냐에 달려 있다. 가장 확실하고 안전한 방법은 치과 진료를 받은 후, 의사의 조언에 따라 회복 상태를 체크하고, 그에 맞춰 음주와 흡연을 조절하는 것이다. 치과에서 실밥 제거를 마치고, ‘이제 괜찮다’는 말을 듣기 전까지는 가급적 술과 담배는 삼가는 것이 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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