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니

임신 중 사랑니 발치, 가능한가? 시기별 유의사항

치카요정8 2025. 6. 30. 17:30

임신 중 사랑니 통증, 왜 문제가 될까?

임신 중에는 호르몬 변화로 인해 구강 내 환경이 크게 바뀐다.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이 증가하면서 잇몸이 붓고 염증에 취약해지는 임신성 치은염이 발생할 수 있으며, 침 분비량이 줄어들거나 식습관이 달라져 충치와 염증이 쉽게 생기기도 한다. 이런 가운데 사랑니까지 자라면서 통증이나 염증을 유발하게 되면, 임산부는 일반인보다 훨씬 더 큰 불편을 겪게 된다. 사랑니는 공간이 부족한 구강 구조에서 자라기 때문에 염증과 부종, 턱 통증, 두통까지 유발할 수 있고, 심한 경우 화농성 염증으로 진행되면 전신 발열과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임신 중 해열제나 항생제 복용이 제한적인 상황에서는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게 되면 산모와 태아 모두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렇다면 임신 중 사랑니를 발치해도 괜찮은 걸까? 단순히 ‘가능’ 또는 ‘불가능’으로 말할 수는 없다. 임신 주수, 사랑니 상태, 전신 건강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안전한 판단이 가능하다. 특히 임신 초기와 말기에는 되도록 발치를 피하고, **임신 중기(안정기)**에 한해서만 꼭 필요한 경우에 한해 발치를 고려해야 한다.

임신 중 사랑니 발치, 시기별 유의사항

 

임신 1기(1~12주): 절대적인 안정이 필요한 시기

임신 초기인 1~12주는 태아의 장기 형성 시기로, 외부 자극에 매우 민감한 시기다. 이 시기에는 발치뿐만 아니라 모든 불필요한 치과 치료를 지양해야 하며, 긴장과 스트레스로 인한 자율신경계 자극조차 조심해야 한다. 사랑니 통증이 있더라도 가급적 보존적 치료(소염제 없이 찬 찜질, 식이조절 등)로 관리하고, 치과 방문 시 반드시 산부인과 담당의와 상담 후 내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이 시기에는 X-ray 촬영도 가급적 피하는 것이 원칙이다. 비록 최근에는 방사선량이 낮고 납 방호복을 착용해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태아가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가능하면 시술 자체를 미루는 것이 좋다. 사랑니가 급성 염증이나 농양으로 진행되어 통증이 심한 경우라면, 치과 전문의와 산부인과 전문의의 협진을 통해 최소한의 처치만 진행하게 된다. 이 시기에는 항생제나 진통제 사용도 제한적이기 때문에 발치 자체보다 염증 조절에 초점을 맞춘 보존적 접근이 권장된다.

 

임신 2기(13~27주): 발치가 가능한 유일한 시기

임신 중 사랑니 발치가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시기는 임신 중기, 즉 13~27주 사이다. 이 시기는 태아의 장기 형성이 대부분 마무리되고, 자궁도 안정화되어 갑작스러운 자극에 대한 반응이 비교적 적은 편이다. 따라서 사랑니로 인한 반복적인 통증, 염증, 고름, 저작장애 등이 지속된다면 이 시기를 이용해 발치를 고려할 수 있다. 물론 이때도 무조건 발치가 가능한 건 아니다. 먼저 태아의 건강 상태와 산모의 전신 컨디션, 그리고 사랑니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한 후, 발치가 꼭 필요한 상황인지 판단해야 한다. 발치 전에는 방사선 촬영이 필요한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에는 납으로 된 방호복과 갑상선 보호대를 착용하고 X-ray를 최소 범위에서 진행한다. 마취 또한 국소마취만 사용하며, 전신마취나 수면마취는 절대 시행하지 않는다. 마취제는 일반적으로 리도카인(lidocaine) 계열을 사용하며, 이는 미국 FDA 기준 C등급으로 비교적 안전한 범주에 해당된다. 또한 발치 후 사용할 수 있는 약물도 제한적이며, 산부인과와 상의해 **임산부에게 비교적 안전한 항생제(페니실린계, 세팔로스포린계)**를 처방받게 된다. 사랑니 발치를 시행하더라도 시술 시간을 최소화하고, 출혈과 통증을 줄이기 위해 숙련된 치과의사에게 시술받는 것이 중요하다.

 

임신 3기(28~40주): 조산 위험을 고려한 보존적 접근

임신 후기인 28주 이후부터는 자궁이 커지면서 치과 의자에 앉아 있는 것 자체가 산모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특히 장시간 누워 있을 경우 하대정맥이 눌려 혈류 순환에 영향을 줄 수 있고, 복부 압력 증가로 인해 조산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또한 스트레스와 긴장으로 인해 자궁 수축이 촉진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 시기에는 사랑니 통증이 있더라도 가급적 약물과 생활 관리 중심의 보존적 치료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랑니가 반드시 발치되어야 할 정도로 심한 상태라면, 가능하면 출산 후로 미루고 응급 상황만 일시적으로 통제하는 방식이 선호된다. 만약 통증이 극심하거나 염증이 심한 경우라면, 최소한의 처치만 진행하고 마취와 약물 사용 역시 임신 중기와 동일한 방식으로 제한적으로 적용한다. 이 시기의 사랑니 통증은 식습관 개선, 찬찜질, 충분한 수분 섭취, 구강세정제 사용 등으로 일시적으로 완화할 수 있으며, 반드시 산부인과와 치과의 협진이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원칙은, ‘산모와 태아 모두의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점이다. 불편하더라도 무리한 발치를 감행하는 것보다는 출산 후 계획적으로 치료받는 것이 현명한 판단이다.

 

임산부가 치과 진료 받을 때 꼭 기억해야 할 점

사랑니 발치 여부와 관계없이, 임산부가 치과를 방문할 때는 몇 가지 중요한 사항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첫째, 예약 시에는 반드시 임신 사실과 주수를 미리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의료진이 약물, 방사선 촬영, 치료 계획 등을 조절할 수 있다. 둘째, 가능하면 오전 시간대 예약을 추천한다. 임산부는 오후로 갈수록 혈당이 떨어지고, 피로감이 누적되기 때문에 진료 도중 몸 상태가 나빠질 수 있다. 셋째, 장시간 치료를 피하고 짧은 시간 내에 끝나는 간단한 처치를 받도록 계획하는 것이 좋다. 넷째, 치료 중 이상증상이 느껴질 경우 즉시 치과 의료진에게 알리고 자세를 조절하거나 휴식을 취해야 한다. 다섯째, 치과에서 권장하는 처방 약은 산부인과와 반드시 복용 여부를 확인한 뒤 복용해야 하며, 함부로 기존에 먹던 진통제나 가글제를 병용하지 않도록 한다. 이처럼 임신 중 사랑니 통증은 단순히 참고 넘길 수 있는 문제가 아닐 수 있으며, 각 시기별로 적절한 판단과 조치를 통해 산모와 태아 모두의 건강을 지켜야 한다.